초중고를 통틀어 역사는 나의 적이었다.
하, 그냥 정치의 역사는 다 싫었다.
들어봤자 속만 뒤집히고, 어이없고, 그놈의 권력이 뭐길래
난 그런거 가져본 적 없어서 1도 이해 불가. 절대 불가.
아 몰라, 역사책은 베개로 쓰기에 딱 좋은 높이지.
조선왕조실록을 보고있는 날 보더니 남편이 말했다.
태정태세문단세!
그 다음은?
내가 묻자 남편은 재빠르게 사라졌다.
솔직히 나도 기억이 안난다. 원래 역사에 약하긴 했다.
어릴적 위인전기를 좋아해서 즐겨 읽었는데
난 왜이렇게 역사에 약할까 고민해본적은 있다.
조선의 왕들도 각각 이름과 업적 등은 알고 있지만
전체적인 연대표가 없다고 해야 할까.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을 읽다보면 인물의 관계도와 성격들이 눈에 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난 참 시야가 좁다.
사람을 볼 때 그냥 어떤 사람이라고 수박겉핥듯 알기만 하면 그냥 만족했었나보다.
그 사람에게 어떤 상황이 주어졌고, 왜 그럴수밖에 없었는지
궁금해 하지도 않았고,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다.
이런식의 관심도 그 때보다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생기는걸까.
그 때 역사를 참 좋아하고 잘 하던 친구들은
나와는 달리 주변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이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윈스턴 처칠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이 한마디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스쳐간다.
사회에 나와서는 저 말이 더더욱 와닿아 자꾸자꾸 되돌아보게 된다.
어쨌든 새로운 계기가 되는 책이다.
책도 잘 읽히고, 부록으로 영화와 드라마에 실린 왕들이 정리되어 실려있다.
정리해서 한번 쭉 돌아봐야겠다.
* 2017년 1월 29일 포스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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