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서커스 <루치아>를 보고 왔습니다.
남편이 한턱 크게 쏜 덕에 본 정말 오랜만의 공연입니다.

 
VIP 관람자들은 주차장도, 매표소도 따로 있습니다.
물론 주차료는 별도인 듯하구요.
따뜻한 라운지에서 간식과 음료, 커피 등을 먹으며 대기시간을 보내다가 VIP입장 통로로 입장할수 있습니다.
VIP라길래 사람이 좀 적을 줄 알았는데 많더군요 ㅎㅎ
하긴, 공연장에 사람이 적으면 안되죠.
공연일을 해봐서 그런지 어느 자리가 좋을지 잘 알아.
 

 
저희 좌석은 VIP석 중에 가장 끝 줄이었습니다. 바로 뒤가 통로였어요.
무대가 한눈에 잘 보이고, 배우들의 표정이 보이는 정도의 거리.
또 배우들이 주로 연기를 하는 주된 방향이라
액션 외에는 배우들의 뒤통수가 아니라 얼굴을 볼 수 있었죠.
좌석은... 객석이 다닥다닥 붙어있다보니 소극장느낌이 나긴 했습니다.
자리를 찾으러 늦게 들어가면 그 줄에 있는 사람이 다 일어나야 지나갈수 있어요 ㅎㅎㅎ
그래도 앉으면 무릎이 앞좌석에 붙을정도는 아니라 앉아있는게 불편하진 않았어요.
다양한 각도의 좌석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저라면 좌석을 선택할 때
고개를 많이 들어야 하고, 구경할거리가 넓은 서커스 공연 특성상
무대 바로 맨 앞좌석보다 중간즈음으로,
사이드방향보다는 가능한 정방향의 구역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대충 앉은 좌석이 매우 맘에 든단 소리)

 
관객들이 공연을 기다리는 동안 배우들이 정말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장면전환이 많은 편이라 기다리는 시간도 생각보다 긴데,
그동안 무대장치와 배우들을 하나하나 구경하면 시간이 금방 갑니다.
무대도 돌고, 태엽도 돌고, 레일도 돌고, 배우도 돌고, 배경도 돌고, 물도 돌고, 모든게 계속 도는 공연이기 때문이죠.
 

그중에서 제가 추천하고 싶은것은 때때로 시선을 위로 올리면 볼 수 있는
그림자들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서커스 천막형이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천정에 비치는 그림자가 매력적이었습니다.
파노라마로 찍은 사진이라 천막형태는 안나왔지만,
저렇게 천정의 그림자로 보는 배우의 액션도 멋지거든요.
퍼포먼스공연과 거리공연은 자주 봤지만 이렇게 태양의 서커스를 직접 본 건 처음입니다.
서커스! 하면 서커스 천막과 동물과 광대, 불, 저글링, 외발자전거, 마술, 그리고 마이크를 잡은 단장이 먼저 떠오르는데
태양의 서커스는 철저히 아크로바틱과 무대장치에 집중된 아트로서의 공연입니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재밌게 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부다 밸런스였거든요.
기계체조, 플라잉요가, 폴댄스가 절로 생각나는 퍼포먼스들이 많이 있었어요.
공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말하길, 제가 서커스 공연을 좋아할 줄 몰랐다고 합니다.
저는 대체로 스토리가 있는 공연을 많이 보러 다니거든요.
저는 퍼포먼스류의 공연도 좋아하는데 그 이유가
인간의 몸으로 누릴 수 있는 자유를 느낄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우들이 수없이 다치고, 떨어지고, 아픔을 극복해 내면서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대리만족감이니까요.
태양의 서커스단이 큰 사고 없이 무사히 공연을 마치길 바랍니다 :)


출처 : 다음영화

최군과 방구석 1열을 보다가 영화 <툴리>를 봤습니다.

세 아이의 엄마인 마를로가 육아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보모를 고용합니다. 보모로 온 툴리의 도움으로 마를로의 일상이 바뀌는 이야기입니다.

 

*

툴리    / 당신을 돌보러 왔어요.
마를로 / 아이를 돌보러 온 줄 알았는데요.
툴리    / 전체를 치료하지 않고 부분만 고칠 순 없어요.

 

툴리는 왠지 알수 없는 얘길 하며 아이를 품에 안습니다.
마를로는 오랜만에 깊이 잠들 수 있었고, 충분히 잠을 자니 세상이 밝고 컬러풀해보입니다.
시도때도 없이 가시돋힌 생각과 감정이 줄줄 새던 전과 달리 감사와 여유가 생겼습니다.
모두 툴리 덕입니다.

 

마를로 / 못 다 이룬 꿈이라도 있으면 세상을 향해 원망이라도 할텐데, 그저 나한테만 화풀이 해요.

 

못 다 이룬 꿈이 있어 비참한 것이 아닙니다.

그도 그럴게, 툴리를 만나기 전의 마를로는 반복되는 소리, 장면, 피로, 고통이 누적되어 자신을 돌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식사 자리에서 아이가 우유를 마를로의 옷에 쏟자 자연스럽게 옷을 벗어 던지는데 아이가 한마디 합니다.

"엄마, 몸이 왜그래?"

마를로는 못다 이룬 꿈때문이 아니라 육아는 그냥 고통이라 말하는 듯했습니다.

 

이런 생활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를로에게 툴리는 말합니다.

툴리 / 삶도 심심하고 결혼도 심심하고 집도 심심하지만 별 탈 없이 성장해서 아이들을 안정적으로 잘 키우는 일,
         그게 대단한 거예요. 실패한 삶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꿈을 이루신 거예요.

하지만 스스로가 행복하지 않으면 다 소용이 없습니다.
마를로 본인은 말하지 않았지만 아이는 이미 엄마가 불행하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

영화를 본 후 최군은 영화를 이렇게 요약합니다.
"산전후 우울증으로 정신분열 겪는 이야기"라고요.
최군이 어떻게 이 이야기를 받아들였는지 알 수 있는 요약입니다. 아마 끔찍한 현실육아를 목격했겠죠.
우리 부부는 아이를 원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런 우리의 생각을 강화시키는 현실육아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최군의 말대로 아이 낳지 말라고 이런 영화를 찍은걸까요.
이 작품의 핵심 메세지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I Love Us. (난 우리를 사랑해)

 

마를로가 사고 후 깨어나자 남편이 마를로에게 건넨 말입니다.

우리는 나를 포함한 너 또는 너희들을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남편은 마를로에게 나도 너도, 그리고 나와 너의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진작 알지 못한건 혼나야 마땅한 일이지만, 남편은 이제라도 제대로 깨달은 모양입니다.

마를로도 남편의 말에 답합니다.
I love us, too. (나도 우리를 사랑해)

에리히 프롬은 말했습니다.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라고.

사랑하는 것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관심가지고, 상대의 필요를 알아채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나와 너와 너희를 빠짐없이 사랑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지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작지만 큰 변화입니다. 가사와 육아를 나누고, 일상을 공유하는 것.
마를로가 행복하길 바랍니다.

 

 

 

 

뮤지컬 스위니토드를 보고 왔습니다.
8월부터 어떻게든 티켓을 끊어보려고 바둥바둥댔던 공연이었죠!
저는 공연을 꾸준히 보는 편인데 티켓팅이 어려운건 쳐다보지도 않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어쩐지 자꾸 눈에 밟혀 부지런을 떤 결과, 조승우 공연 티켓팅에 성공했습니다!
어쩌다 취소된 S석을 얻었습니다! 운이 좋았어요. 게다가 딱 정 중앙!

 

공연장은 샤롯데씨어터입니다.
샤롯데씨어터는 다 좋은데 좌석 앞뒤간격이 너무 좁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의도치 않게 앞좌석을 발로 치게 됩니다.
2층 객석은 처음인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무대도 잘 보이고, 배우를 하이앵글로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캐스팅은 조승우! 그리고 얼마 전 벤허에서도 봤던 린아!
조승우님 공연은 처음 보는데, 왜 그렇게 최고로 치는지 알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공연을 편안하게 봤습니다.
연극/뮤지컬은 영화와 달리 긴장하며 바쁘게 몰입해서 보게 됩니다.
대사 하나 놓칠까, 멍때리다 중요한 제스쳐를 놓칠까, 중요한 무대장치를 놓치진 않을까 전전긍긍하면서 눈을 부릅뜹니다.
가능한 무대 구석구석, 조명, 음향, 배우의 의상, 표정, 연기, 제스쳐 등에 하나하나 신경써서 집중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영화는 그것들을 애쓰지 않아서 컷을 구분해 보여주는데, 무대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게 무대의 매력이죠!
그런데 이번 공연은 긴장 풀리게 하는 조승우 특유의 여유 때문인지 시간이 갈수록 긴장을 놓고 봤습니다.
장르가 스릴러임에도 불구하고요!
스릴을 못느낀다기보다 스토리를 편하게 따라가며 봤다고 말해야 겠습니다.
무대의 스토리는 단순명료하니까요!
아무튼 조승우 배우를 보고 있으면 '무대에서 노는 게 저런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연을 보면서 주인공인 스위니토드는 어떤사람인가에 대해 생각하곤 했습니다.
제 눈에 토드는 상처받은 척하며 사람을 죽이는 그저 살인마에 불과했습니다.
조안나를 사랑하긴 했을까 싶고, 원래 이런 스토리였던가 생각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작품을 보다보면 작품 안의 캐릭터가 아니라 배우 그 사람을 보고 있는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뭐랄까, 배역을 맡은 인물이 강렬해서인지, 존재감이 큰 배우가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해서인지 헛갈리더군요.
생각을 하게 했다는 자체가 대단한 작품과 배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리고, 린아의 매력에 자꾸 끌려갔습니다.
벤허를 보고 스위니토드를 봐서 상반된 캐릭터를 짧은 볼 수 있어서였는지 자꾸 눈길이 갔습니다.
솔직히 벤허의 에스더역보다 스위니토드의 러빗부인이 더 매력있었습니다.

잊어버리기 전에 영화를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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