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이트 Sigmund preud, 1856-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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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인문학]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는 것이 심리학이다.

'왜 심리학이 먼저일까' 생각해봤는데, '심리학이 먼저가 아니면 달리 무엇이 먼저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학만큼이나 사람에 대해 궁금해지게 만드는 것이 또 있을까 싶다.

그 시작에 프로이트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프로이트를 심리학의 아버지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심리학의 대부는 빌헬름 분트라고 한다.

과학적인 실험방법을 심리학에 도입한 것이 빌헬름 분트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프로이트는 사상가에 가깝다고 말하고 있지만, 아무튼 심리학자면 어떻고 사상가면 어떠하랴.

이토록 흥미롭고 매력적인 발상과 말을 하는 사람인 것을.

 

[인문학]책에서 프로이트를 설명하면서 <꿈의 해석>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읽어보기로 했다.

망설임의 이유는 왠지 논문 읽는 기분일 것만 같아서.

하지만 걱정과 달리 술술 읽히고, 흥미로운 부분들도 상당히 많았다.

 

*

 

여기에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처럼 써머리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책을 읽고 난 후 생각한 것들을 글로 옮겨보고 싶을 뿐이다.

 

"꿈"

 

나는 어떤 단어에 대해 생각할 때면 국어사전부터 뒤지는 버릇이 있다.

예전엔 두꺼운 국어사전이 있었겠지만, 요즘엔 포털에 검색하면 바로 나오니 번거로움도 없다.

이건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국어사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두꺼운 그 무게감과 종잇장, 오프라인의 맛이 있지 않을까.

 

어쨌든 다시 돌아와서 "꿈"이라는 단어를 찾아봤다.

 

1.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현상.

2.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3.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

 

뭔가 새로운 뜻도 전혀 없고 당연한 검색 결과이지만,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읽고나니 흥미롭게 느껴졌다.

 

프로이트는 사람의 수면기간동안 정신현상인 꿈을 해석하고자 했다.

그리고 꿈은 소망을 충족하는 것이라고 했고,

지나치게 본능적인 욕구와 이룰 수 없는 소망 등을 왜곡하여 나타나는 것이 꿈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보면 조금 놀랍다.

"꿈"의 단어 뜻과 너무나도 일치하는 연구결과 아닌가?

분명 프로이트 이전에도 "꿈"이라는 단어는 있었을 것이고, 크게 다른 의미로 사용되지 않았을 것이다.

"꿈"이 이렇게 학술적인 단어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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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뜻과 프로이트 연구와의 상관관계가 있는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지만,

<꿈의 해석>을 읽으면서, 실생활부터 예술, 다양한 학문들에 프로이트의 용어들이 얼마나 많이 쓰이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책의 초반부분에 기본적인 단어개념과 상식처럼 알아야 할 것을 요약해 기재해 둔 것을 옮겨두고자 한다.

 

[의식, 전의식, 무의식] : 심리학에서는 지정학적 모형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 의식 : 우리가 느끼고 깨닫는 모든 행위와 감정들을 포괄한다. 하지만 의식이 작동하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대부분의 인식 내용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전의식이나 무의식의 영역으로 사라진다.

* 전의식 : 무의식과 의식을 연결해 주는 일종의 교량 역할. 그래서 '이용 가능한 기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무의식 : 성적 욕구 같은 본능적인 욕구를 비롯해 다양한 감정과 충동들이 억압되어 있다. 이 억악돼 있는 충동이나 본능들 때문에 인간은 갈등을 겪으며 모순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행동이나 정신적 과정이 이와 같은 무의식에서 기원한다고 주장한다.

 

[이드, 자아, 초자아] : 원본능, 에고, 슈퍼에고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모형 구조에 의한 분류

* 이드(id) : 일종의 정신적 에너지가 저장돼 있는 곳으로 본능에 지배 받는다. 즉 먹고 자고 사랑하는 것처럼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생물학적 충동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이드는 쾌락의 원리에 지배 받는다. 논리적이라기보다는 즉각적이며 환상 지향적인 경향을 띤다.

* 자아(ego) : 흔히 우리가 '나'라고 지칭할 때의 그 심리 주체를 의미한다. 자아는 현실 원리에 따라 움직이면서 끊임없이 이드와 초자아 사이의 힘을 중재한다. 사회적 현실을 고려하면서 본능을 통제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하도록 하기도 한다. 즉 '이드'라는 자동차의 속도와 방향을 통제하는 운전자 같다고 할 수 있다.

* 초자아(super ego) : 자아가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초자하는 이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도덕이나 양심에 입각해 윤리적 판단을 수행하며 심미적이고 비판적이다. 이드, 자아, 초자아는 욕망과 현실 및 이상의 사이에서 끊임 없이 투쟁하며 갈등하는 관계에 있다. 그래서 어느 한쪽이 우세하면 그 속성을 띠게 된다. 가령 어떤 사람이 성격에 이드가 지배적이라면 그 사람의 행동은 원시적이고 충동적인 특성을 드러낼 것이고 초자아가 지배적이라면 현실적이기보다는 도덕적인 면에 치중하게 될 것이다.

 

[정신분석]

1896년 프로이트가 히스테리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명명한 용어이다. 그는 처음 최면술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다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자유 연상법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 기법은 환자가 떠오르는 대로 생각을 말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이 방법을 통해 무의식 속에 억압돼 있는 감정을 의식계로 방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후 정신 분석은 정신 의학의 영역은 물론 인간의 내면을 분석하고 조망하는 모든 역할을 포괄하는 개념어로 자리잡았다.

 

[리비도]

성 본능, 혹은 성 충동을 말한다. 프로이트는 리비도를 사춘기에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면서부터 서서히 발달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리비도는 중간에 발달이 멎는가 하면 거꾸로 퇴행하는 경우도 있는데 동성애 같은 이상성욕이나 신경증이 이에 속한다. 리비도가 충족되지 않을 때는 불안으로 변한다. 그런가 하면 리비도는 승화돼 정신 활동의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프로이트는 처음 리비도를 자기 보존 본능과 대립하는 것으로 보았으나 후에는 이 둘을 결합하여, 죽음의 본능과 대립하는 에로스라고 하였다.

 

[불안과 방어기제]

* 불안 : 이드가 자아의 통제를 벗어나 부적절한 행동을 보일 때 생기는 것으로 프로이트의 성격 이론에서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불안은 불쾌한 정서 상태이므로 이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때 보이는 무의식적 반응이 방어 기제이다. 방어기제로는 억압, 합리화, 투사, 퇴행, 동일시 등이 있다. 방어기제는 일종의 자기 기만이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

 

* 억압 : 불쾌한 기억이나 갈등 등을 무의식에 담아둠으로써 마음을 보호하는 방어기제.

* 합리화 : 어떤 일을 하지 못할 때 그럴듯한 변명으로 스스로를 정당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 투사 : 합리화와는 반대로 그 원인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말한다. 가령 어떤 남자가 상대방 여자에게 성적 충동을 느껴 죄책감을 가지게 됐다면, 그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그 여자가 자신을 유혹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다.

* 퇴행 : 어린시절의 행동 양식을 보이면서 그것에 안주하려는 경향

* 동일시 : 존경하거나 호감을 갖고 있는 어떤 대상과 자기 자신을 일치시킴으로써 대리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구.

 

[신경증]

오늘날의 신경증과는 달리 처음에는 신경계의 장애에 의해 일어나는 광범위한 질병을 가리켰다. 하지만 오늘날엔 신경계통의 문제를 떠나 정신 장애에 의해 일어나는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어렸을 때의 좌절 체험이나 갈등 체험이 원인이 돼 나타나는 일종의 인격 반응인 셈이다. 히스테리나 노이로제, 우울증 같은 정신 질환을 통칭한다.

 

[죽음의 본능]

프로이트는 에로스, 즉 삶의 본능과는 달리 죽음의 본능이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파괴의 본능이라고도 불리는 이 죽음의 본능은 생물체가 무생물로 환원하려는 본능을 일컫는다. 일명 타나토스라고도 한다.

인간은 이 본능 때문에 결국 죽게되는데, 살아 있는 동안에도 자신을 파괴하거나 처벌하려는 욕구를 피하지 못한다. 유희적 의미에서는 전쟁놀이, 혹은 부부 싸움 등에서 보이는 공격적인 행동 특성들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이 죽음의 본능은 동전의 양면처럼 중화를 이루는가 하면 대체되기도 한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프로이트가 오이디푸스 전설에서 차용해 정신분석에 활용한 용어로 심리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오이디푸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비운의 주인공인데, 프로이트는 인간 내면에 이러한 콤플렉스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부모를 애정의 경쟁자로 인식해 아버지에게서는 질투의 감정을 느낌은 물론 어머니에게서는 성적 호기심을 나타낸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로인해 심리적 갈등을 겪게 되고 심하면 정신 분열에 이를 수도 있다고 본다. 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심리 발달 과정에서 자연히 해소되는데 이때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초자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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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일생의 1/3 내지는 반정도를 잠자면서 보낸다.

잠자면서 사람은 어느 세계에 존재하는 것일까.

수많은 문학,예술작품들은 꿈에 대해 상당한 의미를 두고, 상상을 펼쳐나간다.

 

프로이트는 꿈은 해석 가능하다고 말하고, 꿈의 목적은 소망 충족에 있다고 말한다.

다행이지 않은가. 현실에서 이룰 수 없다 해도, 나의 무의식은 그런 나를 위해 꿈에서라도 해소시켜주고자 한다니 말이다.

하지만 일상에 지장을 미치면 안되니 과도한 욕구나 부도덕한 욕망들은 눈치채지 못하도록 배려도 해준다고 한다니 인간의 구조는 참으로 엄청나다.

 

언젠가 꿈을 참 다양하고 스펙타클하게 꾸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어떻게 꿈을 그렇게 꿀 수 있지 신기하기만 했는데, <꿈의 해석>을 읽고나니 이유를 알겠다.

꿈의 재료와 출처는 나의 일상과 생각에서 나온다는 것이 힌트다.

 

나의 꿈의 세계를, 무의식의 세계를 넓히고 싶다면

지금 나의 현실세계를, 아는 것을, 보는 것을, 생활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엄청나게 과학적인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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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해 보이는 꿈조차 의미로 가득 차 있다.

꿈을 해석한다는 것은

그 의미를 삶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다.

- 프로이트 sigmund preud

 

멋진 말이다.

낭만적이기도 하고.

 

프로이트는 사람의 일생중 반을 차지하는 잠자는 시간에 의미를 부여해 준 것이다.

기꺼이 꿈꿀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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